마비노기의 언리얼엔진으로의 교체를 보며 드는 생각

2023. 6. 23. 19:49아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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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넥슨의 오래된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의 엔진을 언리얼로 교체한다는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베타서비스 시절부터 거의 20년간 플레이해온 밀레시안으로써 놀랍고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들이 대체적으로 IP를 연속성 있게 유지하는데 매우 미숙하기 때문에 마비노기의 후속작이 나오면 많이 실망스러운 수준일거라는 예상이 되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이지만 한편으로는 게임기획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아마추어 게임기획자이기도 하고, 기획직무는 아니었지만 게임업체에서 약 5년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5년간 게임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의문을 가지게된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의 게임은 파이널판타지, 스트리트파이터, 슈퍼마리오처럼 수십년간 수많은 후속작이 나와도 사랑을 받는데, 한국의 게임은 왜 후속작이 실패하는 케이스가 많을까'
 
조사를 해보니 한국 게임업계와 일본 게임업계에 몇가지 차이가 있었습니다.

 

음슴체로 요약
 
- 일본은 게임제작자를 장인과 같이 존중하는 문화가 있고 저작권은 회사가 갖더라도, 제작자를 게임의 아버지/어머니로 대우하는 문화가 있음. 그래서인지 일본의 게임제작자는 한국보다 한 회사에 장기근속하는 편이고 인력이 유지되니 후속작도 전통성을 유지하며 발전함. 하지만 한국은 게임제작자를 존중하는 문화가 약하고 근속기간이 짧음. 게임제작자는 미디어에 거의 노출이 안되고 해당 게임의 아버지, 어머니로 소개되지도 않음. 게임제작으로 명예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음.
 
- 일본은 모든것을 메모/기록으로 남기고 문서화하는 문화가 있으며, 그런 문화는 게임제작에도 이어짐. 예를 들어 캡콤은 게임 내 타격감을 잘 살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캡콤 회사 내에는 그 노하우를 문서로 메뉴얼화해서 제작인력이 바뀌더라도 수십년간 일관성 있게 구현하고 있다고 함(스트리트파이터에서 몬스터헌터까지). 하지만 한국은 제작과정과 노하우를 문서화하는 게임회사가 거의 없고, 때문에 제작팀이 단체로 퇴사하면 기존 회사에는 저작권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됨. 후속작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화려한 그래픽을 쏟아 넣지만 전작의 핵심 노하우와 IP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이 사라진 상태이므로 겉만 번지르르한 깡통 게임이 출시됨.
 
- 일본은 게임의 캐릭터를 중요하게 여기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임.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외모와 성격에 개성이 넘치고,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며, 어울리는 성우(CV)를 배치하여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생명력을 부여함. 쉽게 애니메이션화, 피규어 생산이 가능해짐. 하지만 한국은 캐릭터에 그만큼 공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생명력이 약하고 게임은 재미가 있더라도 캐릭터는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캐릭터가 사랑받지 못하면 후속작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당연히 높음.
 
아무쪼록 한국도 IP의 연속성을 잘 관리하는 문화가 생겨서 사랑받는 게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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